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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호 2025년 4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관악의 ‘기업가정신’

국민·기업이 ‘한강의 기적’ 주역서울대 출신 CEO 도전·혁신을

김광덕 (정치82-86) 서울경제 논설실장본지 논설위원

관악춘추
김광덕 정치82-86서울경제 논설실장본지 논설위원

2025년은 대한민국과 서울대에 매우 뜻깊은 해이다. 광복 80주년과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화 5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된 국가들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나라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67달러에서 2024년 3만6624달러로 546배나 급증했다.

합계출산율 세계 꼴찌, 정치 불안 등 문제점들이 적지 않지만 한국은 세계 1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한강의 기적’은 국민들의 피땀과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엄청 수고하셨습니다)’의 말을 빌리면 한국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국민들과 기업가들이 ‘폭싹 속은’ 셈이다.

기업가 정신을 얘기할 때 서울대출신 경제계 인재들을 빼놓을 수 없다. CEO스코어가 지난 3월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 중 470개사를 대상으로 대표이사들의 이력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출신이 전체의 46%였다. 이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전체의 22.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연세대(12.7%) 고려대(10.8%) 순이었다.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서울대 출신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모든 계열사 임원을 향해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삼성과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 회장은 “첫 번째도 기술,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이사장은 젊은 시절 현대중공업 사장·회장등을 맡으면서 우리의 조선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최근에는 회사 운영을 전문 경영인과 장남에게 맡기고 경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에 ‘전술핵무기 한국 재배치’를 주장하는 등 외교안보 현안에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조선공학과 출신의 장 회장은 지난달 그룹기술전략회의에서 “대내외 위기를 돌파하고초일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자”면서 “초격차 기술로 난제를 극복하자”고 역설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대선이 시작되고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재도약하느냐, 도태되느냐의 기로에 섰다. 국력을 결집해 구조 개혁과 초격차 기술 개발로 신성장 동력을 점화하고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려면 서울대 출신 대기업 총수들과 CEO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도전과 혁신에 앞장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누가 조국의 가는 길을 묻거든 관악의 기업가정신을 보게 하라’는말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