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호 2025년 4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수면 보조제 만들어 1년 만에 5억원 어치 팔았어요
스타트업경진대회 디지코KT상글로벌 진출과 M&A 기대 커

이수현 (경영18학번)로맨시브 대표
수면 보조제 만들어 1년 만에 5억원 어치 팔았어요
스타트업경진대회 디지코KT상
글로벌 진출과 M&A 기대 커
재학생 창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수현 로맨시브 대표는 그 중 눈에 띄는 재학생 CEO다. 2021년 6월 설립한 로맨시브는 서울대 식품생명공학, 인지과학 연구진이 모여 ‘잠이 오지 않는 날, 가장 먼저 시도하고 싶은 수면 솔루션’을 만드는 수면 스타트업이다.
서울대 스타트업 경진대회 ‘더 비기닝 4 데모데이’에서 기술성이 우수한 기업에게 수여되는 디지코(DIGICO) KT 상을수상했다. 로맨시브는 현재 수면음료, ‘코자아’를 판매하고 있다. 수면음료의 매출액은 판매 1년 만에 별다른 유통채널 없이 자사몰만으로 매출액 5억을 돌파했다.
현재는 호텔 어메니티와 회사 복지몰에도 B2B로 납품하고 있다. 4월 1일 신림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수현 대표는 “기술로 낭만을 구현하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하고있다고 밝혔다. 로맨시브라는 이름 자체가 ‘로맨틱(Romantic)’과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의 결합어로 기술기반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로운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데기여하고자 하는 그만의 철학이 담긴 브랜드다. “수면 보조제 시장은 이미 크지만, 그안에서 ‘감성’을 다루는 브랜드는 거의 없어요. 우리는 사람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에 집중했죠.”이 대표는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의 심리적 요인에 주목했다. 단순한 수면 유도 성분이 아니라, 심신 안정과 기분 전환을 돕는 방향성의 제품을 기획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코자아’다.
이 대표는 “보통 한국에서는 마케팅을 잘하는 회사와 기술력이 뛰어난 회사가 분리돼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로맨시브는 R&D와 마케팅 비용을 각각 반반씩 투자하는 독특한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그는 이 방식을 “기술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결국 남는 건 ‘포장지’뿐이고 기술만 앞세우면 소비자와 연결될 수 없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수현 대표의 창업 과정에서 서울대학교에서 얻은 경험과 네트워크는 큰 자산이 되었다. 그는 학창 시절 동안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교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다. 장학금부터 창업지원, 창업 경진대회 수상, 그리고 산학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창업의 기반을 닦았다. 서울대 분당병원과의 협력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현재 로맨시브의 억대 규모의 계약을 주도한 변리사 또한 서울대 산학협력단 출신이다.
현재 로맨시브는 맞춤형 수면 솔루션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식품 분야에서 맞춤형 솔루션을 먼저 구축한 후, 침구류나 기타제품으로 확장 가능성을 검토하고 싶다” 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특히,다양한 연구 자료를 분석하여 수면 유형에 따라 최적의 배합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시차 적응이 어려운 사람과 수면 질을 높이고 싶은 사람에게 각각 다른 제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수면 건강 시장이 겉으로는 활발해 보이지만, 실상은 혼란스럽고 정제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수면 진단 기술은 고도화되고 있으나, 진단 이후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제품이나 솔루션은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먹으면 안 되는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마치 건강기능식품처럼 포장되어 팔리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제품이 오히려 광고를 통해 ‘안전한’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걸 보면 분노를 느껴요. 우리가 데이터 기반 브랜드를 지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검증된 정보를 주는 것이 기업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로맨시브는 수면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 개발도 계획중이다.
이수현 대표는 로맨시브의 미래에 대해 “브랜드의 성공은 매출이 아니라, 신뢰에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것이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유명 건기식 및 식품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또는 M&A 형태로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10만 원 이하의 대중적인 소비재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생활 속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선 언어나 국가를 초월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수면은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나라 사람에게나 중요한 문제니까요.”그는 여전히 많은 고민과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아직 재학생이기도 한 그는창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고단함 속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주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