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호 2025년 2월] 기고 에세이
나와 나의 협동 작전
홍예지 미술비평가 큐레이터
추억의 창
나와 나의 협동 작전

홍예지
경영·미학13입
미술비평가·큐레이터
2025년 1월 15일, ‘예지의 성장 일기’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매일 하루에 하나씩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나는 며칠 전 영상에서 “나와 나의 협동 작전”이라는 말을 썼다.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대학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간다. 오늘은 특별히 이 지면에 작은 라디오 방송국을 열고, 대학교 4학년 때인 2016년의 나를 초청해 사연을 들어보려고 한다. 라디오 진행자인 2025년의 나는 게스트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2016년의 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홍예지라고 합니다. 저는 경영학과 미학을 복수전공했는데 주전공인 경영학 공부는 잘 못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회계, 재무에는 젬병이더라고요. 흥미도 잘 안 생기고요. 그나마 좋아하는 건 인사·조직 쪽 공부예요. 사람의 내밀한 심리와 욕망을 파악하고,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회사에 들어가고 싶진 않아요. 저는 나중에 작게라도 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주변 친구들은 학점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시를 보거나 취업 준비를 해 왔는데 저는 그런 쪽으로는 한 게 없어요. 동아리 활동에 올인했죠. 신입생 때 경영대 락밴드 동아리 ‘발악’에 들어가 4년 내내 드럼만 쳤어요. 2014년부터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선배들의 눈에 띄어 어쿠스틱 트리오 ‘홍범서’와 ‘셀프드링커스’라는 인디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고요. 자작곡을 모아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가요제에 나가 상도 타면서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요즘에는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예술 현장에 있다 보니 예술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홍보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심이 가요. 한편으로 저는 책 읽고 글쓰고 말하는 것도 좋아해서, 내가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풍부하게 해석하는 일도 하고 싶어요. 평론가라는 직업도 눈길이 가는데 글로 먹고산다는 게 아직 막연하게 느껴져요. 이쪽 공부는 미학과 수업을 듣거나 공강 시간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면서 독학으로 해 나가고 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사실 잠을 거의 못 자요. 계속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알지만 그걸 붙잡아 나만의 길을 가도 괜찮을지 두렵고, 점점 동기들과 다른 삶의 트랙으로 옮겨 가는 것 같아 외롭기도 해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2025년의 나: 예지 님, 안녕하세요. 많이 힘들죠? 우선 나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것에 대해 무척 멋지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지금 예지 님은 잘 안 보이겠지만 세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어요. ‘나’의 고유한 개성이 브랜드가 되고, 1인 크리에이터가 대규모 조직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세상이 왔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하나 영적으로 각성하면서, 자기의 경험과 치유의 힘을 세상에 전하는 메신저로 살아가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는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학창 시절에 예지 님이 전공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폭넓은 경험을 쌓은 덕분에, 몇 년 뒤인 지금 저는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내 안의 예술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고요. 너무 고마워요. 지금 저는 미술비평가,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출판사와 예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지 님을 만난 이 시점에는 유튜브와 인공지능 공부를 하면서 세상을 관찰하고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 쓰기로 창작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계속 흥미와 열정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건 예지 님이 하고 있는 고민과 경험 덕분이에요. 힘든 일이 있더라도 예지 님은 강인하고 지혜로워서 다 배움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 자신을 믿고 가 보세요. 무엇보다 내 영혼의 건강에 신경 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영혼의 성장을 위해 지구에 내려온 특별한 존재이니까요.
*홍 동문은 모교 경영학과와 미학과 졸업 후 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미술비평가, 큐레이터, 출판사 아름다움 대표, 예술연구소 하얀정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혜향 혜령 개인전 ‘바라봄’, 페리지 팀 프로젝트 2023 고성+홍예지 2인전 ‘Sincerely,’ 김지수 개인전 ‘냄새풍경 Smellscape’ 등 다수의 미술 전시를 기획했다. 제4회 GRAVITY EFFECT 미술비평공모 2위를 수상하고 ‘월간미술’, ‘아트인컬처’, ‘퍼블릭아트’ 등에 평론을 기고하고 있다. 미술평론집 ‘사랑을 볼 수 있다면’, 산문집 ‘자아들’ 등을 펴냈다.
나와 나의 협동 작전

홍예지
경영·미학13입
미술비평가·큐레이터
2025년 1월 15일, ‘예지의 성장 일기’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매일 하루에 하나씩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나는 며칠 전 영상에서 “나와 나의 협동 작전”이라는 말을 썼다.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며 대학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간다. 오늘은 특별히 이 지면에 작은 라디오 방송국을 열고, 대학교 4학년 때인 2016년의 나를 초청해 사연을 들어보려고 한다. 라디오 진행자인 2025년의 나는 게스트에게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2016년의 나: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홍예지라고 합니다. 저는 경영학과 미학을 복수전공했는데 주전공인 경영학 공부는 잘 못해요. 아무리 노력해도 회계, 재무에는 젬병이더라고요. 흥미도 잘 안 생기고요. 그나마 좋아하는 건 인사·조직 쪽 공부예요. 사람의 내밀한 심리와 욕망을 파악하고, 그가 가진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회사에 들어가고 싶진 않아요. 저는 나중에 작게라도 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주변 친구들은 학점 관리를 철저히 하고 고시를 보거나 취업 준비를 해 왔는데 저는 그런 쪽으로는 한 게 없어요. 동아리 활동에 올인했죠. 신입생 때 경영대 락밴드 동아리 ‘발악’에 들어가 4년 내내 드럼만 쳤어요. 2014년부터 뮤지션으로 활동하는 선배들의 눈에 띄어 어쿠스틱 트리오 ‘홍범서’와 ‘셀프드링커스’라는 인디밴드에서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고요. 자작곡을 모아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가요제에 나가 상도 타면서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요즘에는 학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요. 예술 현장에 있다 보니 예술을 생산하고 유통하고 홍보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안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관심이 가요. 한편으로 저는 책 읽고 글쓰고 말하는 것도 좋아해서, 내가 좋아하는 예술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고하고 풍부하게 해석하는 일도 하고 싶어요. 평론가라는 직업도 눈길이 가는데 글로 먹고산다는 게 아직 막연하게 느껴져요. 이쪽 공부는 미학과 수업을 듣거나 공강 시간에 관련된 책을 찾아보면서 독학으로 해 나가고 있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사실 잠을 거의 못 자요. 계속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고민해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는 알지만 그걸 붙잡아 나만의 길을 가도 괜찮을지 두렵고, 점점 동기들과 다른 삶의 트랙으로 옮겨 가는 것 같아 외롭기도 해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요?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2025년의 나: 예지 님, 안녕하세요. 많이 힘들죠? 우선 나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것에 대해 무척 멋지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지금 예지 님은 잘 안 보이겠지만 세상이 점점 달라지고 있어요. ‘나’의 고유한 개성이 브랜드가 되고, 1인 크리에이터가 대규모 조직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끼치는 세상이 왔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하나 영적으로 각성하면서, 자기의 경험과 치유의 힘을 세상에 전하는 메신저로 살아가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는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요. 학창 시절에 예지 님이 전공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폭넓은 경험을 쌓은 덕분에, 몇 년 뒤인 지금 저는 창의적인 일에 몰두하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었어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내 안의 예술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시킬 수 있었고요. 너무 고마워요. 지금 저는 미술비평가,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출판사와 예술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어요. 예지 님을 만난 이 시점에는 유튜브와 인공지능 공부를 하면서 세상을 관찰하고 영화 시나리오와 소설 쓰기로 창작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어요. 제가 이렇게 계속 흥미와 열정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건 예지 님이 하고 있는 고민과 경험 덕분이에요. 힘든 일이 있더라도 예지 님은 강인하고 지혜로워서 다 배움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까, 자신을 믿고 가 보세요. 무엇보다 내 영혼의 건강에 신경 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영혼의 성장을 위해 지구에 내려온 특별한 존재이니까요.
*홍 동문은 모교 경영학과와 미학과 졸업 후 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미술비평가, 큐레이터, 출판사 아름다움 대표, 예술연구소 하얀정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혜향 혜령 개인전 ‘바라봄’, 페리지 팀 프로젝트 2023 고성+홍예지 2인전 ‘Sincerely,’ 김지수 개인전 ‘냄새풍경 Smellscape’ 등 다수의 미술 전시를 기획했다. 제4회 GRAVITY EFFECT 미술비평공모 2위를 수상하고 ‘월간미술’, ‘아트인컬처’, ‘퍼블릭아트’ 등에 평론을 기고하고 있다. 미술평론집 ‘사랑을 볼 수 있다면’, 산문집 ‘자아들’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