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호 2025년 2월] 기고 에세이
호떡과 붕어빵
호떡과 붕어빵
김법혜 스님
ACAD 44기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지중해 지역 사람들은 평균 수명이 길고 심장 질환 등의 발병률이 낮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이 지역 사람들의 식생활 습관을 연구했다. 이들은 로컬 채소와 과일, 곡물, 콩류, 올리브유, 생선등을 주로 먹는다. 이런 식생활 습관 덕분에 건강하게 장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지중해식 건강 식단으로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 식사하는 것을 스트레스 해소하는 건강 식단을 제시하고 있다. 또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도 당부했다. 하버드식 스트레스 해소 식단은 기존의 지중해식 식단과 달리 즐거운 식사 시간과 규칙적인 운동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소통 그리고 균형된 식생활이 잘 조화를 이룬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그래서 가장 많이 먹어야 하는 1층 음식은 과일, 채소, 곡물, 올리브유, 콩류, 견과류, 씨앗류, 허브, 향신료 등이다.
다음으로 많이 먹는 2층 음식은 어류와 해산물, 3층은 가금류, 일류, 치즈, 요거르트 이고 육류(붉은 고기)는 되도록 조금만 먹는다.
쿠키, 케이크 등 단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먹더라도 아주 조금만 먹는다. 한식은 서양식과 달리 나물과 채소를 활용한 음식이 많다. 그래서 꼭 지중해 식단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나물과 잡곡밥, 채소 쌈 등으로 건강한 식단을 쉽게 차릴 수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멋진 모습을 보고 학문을 해야 할 청년이 공부에 매진하지 않고 몸만들기에만 관심을 두는 모습에 일침을 가하는 말이다.
젊게 보이는 것보다 젊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마음 건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시작은 스트레스 관리이다. 건강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즐거운 소통을 강조하는 ‘하버드식 스트레스 해소 식단’을 통해 스트레스와 신체 관리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
사람이면 음식을 먹어야 생명을 지속할 수 있다. 혼밥을 하든지, 함께 식사하든지 인간은 먹어야 산다. 사실 식사는 매우 사적인 영역이다. 내가 무엇을 먹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면 내가 누구인지를 자백하는 꼴이 된다. 그래서 “당신이 먹은 음식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서양의 격언도 있다.
그래선지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재래 시장에 가서 어묵이나 떡볶이를 먹는다. 이러한 정치적 식사는 실제로 그런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없지만, 이때만 “나는 서민이다”라고 외치는 정치쇼를 볼수 있다. 혼밥보다 함께 식사하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다.
하지만 함께 식사하면서 반민주적·반헌법적 작당을 한 사람들이 문제다. 식사나 음식이 무슨 죄가 있겠나. 아무래도 겨울인지라 붕어빵과 호떡이 부쩍 맛있다. 둘 가운데 어느 쪽을 더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참으로 어려운 답일 것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면 붕어빵의 손을 들어 줄 것이다.
붕어빵을 더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요즘 호떡의 기름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탄력 있는 반죽을 베어 물면 배어 나오는 계피향의 녹은 설탕(꿀)을 생각하면 사실 호떡이 더 좋다. 하지만 요즘의 호떡은 기름에서 헤엄을 치다 나온듯 지나치게 느끼하다.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도 호떡을 팔고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노라면 기름으로 구어낸 호떡을 사먹기 위한 모습이 하루 종일 계속된다. 이렇게 막 구워낸 호떡은 기름에 절은 것을 종이켭에 들고 나오는 모습을 볼수 있다. 어쩌다가 호떡이 이렇게 기름에서 어중간하게 헤엄을 치게 된 걸까?
어린 시절 호떡은 기름을 조금만 써 부치듯 구워 익혔다. 그러다가 1980년 겨울쯤, 튀김을 표방하고 지금처럼 기름을 많이 써 어중간하게 익히는 호떡이 등장한 것으로 기억된다.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물의 비율이 높아 끈적한 반죽을, 기름을 조금만 써 굽자니 철판에 눌어 붙을까봐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예 푹 담가 튀기자니 막대한 양의 기름을 기본으로 데워야 한다. 호떡은 대부분이 길거리나 자투리 공간의 매대에서 조리해 파니 큰 기름통을 들여 놓을 공간마져 없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높은 열량은 우려할만 하지만 기름 자체만으로 살이 찌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호떡이 건강 이론이 계속 바뀌어 왔는데, 요즘은 연구를 통해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과 당이 살을 찌운다고 밝혀졌으니 조금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사실 호떡이 탄수화물과 당의 덩어리이므로 많이 먹는다면 기름을 조금만 써 구운 것이라도 살이 찔 수 있다.
따라서 자제력을 발휘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호떡을 조금씩만 먹는 것이 확실히 현명한 처사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표면의 기름을 냅킨으로 찍어 걷어내면 섭취 열량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으니 어디에서 호떡을 사든 냅킨을 확실히 그리고 넉넉하게 챙기는 것이 어떠할지.
겨울철에 가장 생각이 나는 겨울 길거리 간식으로 사랑받는 것은 호떡과 붕어빵이다.하지만 이들 간식은 칼로리가 높거나 탄수화물이 많아 다이어트를 방해하기 쉬운 만큼 정적량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