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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호 2024년 12월] 뉴스 단대 및 기과 소식

“자전거 분해해 비행기로 나른 뒤 재조립, LA·샌프란시스코 달렸죠”

소모임 탐방 | 기계동문회 자전거 동호회 SMCC |

2022430일 열린 저수령그란폰도대회 참가 기념사진. 왼쪽부터 윤일한·허일규·강정진·이정철·제성욱·강지윤·강승표·심호섭 동문.



소모임 탐방 | 기계동문회 자전거 동호회 SMCC |

 

자전거 분해해 비행기로 나른 뒤 재조립, LA·샌프란시스코 달렸죠

 

20218월 출범 회원 14

한겨울엔 온라인 라이딩도


정기모임은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시즌 중에는 주말, 평일 가리지 않고 만납니다. 안 나오면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항상 새롭고 알찬 모임이죠.”

기계동문회 자전거 동호회 SMCC(SNU Mechanical engineers Cycling Club)는 모임에 대한 회원들의 애정이 각별하다. 오르막길을 탈 때 느껴지는 터질 듯한 심장박동부터 한적한 포장도로를 달리며 만끽하는 주변 풍경까지 함께 경험하기 때문. 86학번부터 04학번까지 한창 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할 나이지만, 잠깐 합류했다 귀가하는 회원, 배우자의 허락을 받기 위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회원, 아내를 자전거에 입문시키는 회원 등 저마다 최선을 다해 모임에 참가한다.

제성욱(기계설계92-96)·심호섭(기계공학93-97)·이정철(기계항공공학94-01)·조영천(기계공학94-98) 동문이 이메일을 통해 SMCC 이야기를 들려줬다.

“202181일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던 이정철 동기와 제성욱 선배가 의기투합해 단체카톡방을 만들었습니다. 심호섭 선배가 합류해 자전거에 관심 있는 동문들을 초대했고, 허일규(기계설계89-93) 선배가 회장을 맡으면서 공식 출범했죠. 그해 11월 제주도 라이딩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조영천)

처음 단체복을 맞춰 입은 8명이 1일차엔 애월과 신창 풍차 해안도로를 거쳐 1100고지를 넘었고, 2일차엔 성판악을 올라 비자림로를 타고 내려와 해안 따라 제주시까지 달렸다. 살짝 눈덮인 백록담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건졌고, 효율성 끝판왕의 단체 라이딩을 경험했다. 이후 매년 제주도 라이딩을 간다고.

가장 자주 가는 코스는 탄천합수부에서 시작해 남산과 북악산을 도는 이른바 남북코스’. 서울에서 교통이 편리한 반나절 코스다. 탄천합수부나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시작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고개-다락재-유명산을 도는 종일 코스도 인기.

회원 몇 명이서 출장과 휴가 일정을 맞춰 다녀온 캘리포니아 라이딩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자전거를 분해해 비행기에 싣고 현지에서 재조립해 LA, 몬터레이, 샌프란시스코 등 인기 자전거 코스를 하루 약 100씩 일주일 동안 여행했죠. 언젠가 회원 모두 데리고 함께 와야지, 다짐했어요.”(심호섭)

SMCC 회원들은 서울대 기계과라는 한 울타리에 더해, 실리를 떠나 오직 자전거가 좋아 모인 사람들이라는 점을 오래 가는 모임의 비결로 꼽았다. 재학시절 선후배들과 충분히 교류하지 못한 아쉬움을 20여 년이 지난 지금 SMCC에서 씻는다고, 함께 있으면 풋풋했던 20대의 기억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자전거뿐 아니라 자동차, 바이크 등 모든 탈 것을 좋아해 기계과를 선택했고, 현재 정비업체 및 카레이싱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는 방향과 속도 제어, 이동 에너지까지 오롯이 인간이 맡는 유일한 탈 것이에요.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도 느끼게 하고요.”(제성욱)

완전 비시즌인 12월과 1월엔 스마트 트레이너에 자전거를 얹고 온라인에서 만난다. 실제 라이딩에선 기량에 따라 거리가 벌어져 대화가 힘들지만, 온라인에선 헤드셋을 통해 동료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으니 나쁘지만은 않다. 2023년 강원도 전국 자전거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이정철 동문은 헬멧 착용을 강조하면서 서울의 따릉이’, 대전의 타슈’, 경주 타실라’, 광주 타랑께등 공유자전거 체험도 추천했다.

위아래로 쫄졸이를 입고, 신발과 페달을 고정하는 클릿슈즈를 신어보세요. 그리고 100를 한번 넘겨보세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자전거를 경험하시게 될 겁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