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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호 2005년 9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金昌根 학교법인 연성학원 이사

부친·차남 3代가 법대 졸업 같은 길 걸어 "초지일관하며 분수에 맞게 사는 게 신조"

金昌根동문의 서울대 가족 부친 金榮涉(경성법전23졸) 부인 鄭金珠(교육51입) 장녀 金希靜(가정관리80 ­84) 장남 金憲秀(신문82 ­86) 차남 金翰秀(사법86 ­90) 사돈 尹夏燮(경제55 ­59)  3代에 걸쳐 한 명씩 모교 법대를 졸업하고 공직의 길을 걸어온 동문 가족이 있다. 金昌根(법학51 ­55 학교법인 연성학원 이사)동문과 부친 金榮涉(경성법전23졸)동문, 그리고 차남 金翰秀(사법86 ­90 부산지방검찰청 검사)동문이 그 주인공.  게다가 부인 鄭金珠(교육51입)동문과 장녀 金希靜(가정관리80 ­84)동문, 장남 金憲秀(신문82 ­86 이데일리 기획관리본부장)동문과 사돈 尹夏燮(경제55 ­59 前우행실업 감사)동문이 모두 모교를 졸업했다.  고향이 평안남도 순안면인 金昌根동문의 부친과 둘째형은 불행히도 6·25전쟁 중 미처 월남하지 못하고 평양에 남게 돼 지금도 생사를 모른다고.  "부친께선 행정관으로 활동하시면서 지역군수를 지냈는데, 일제시절 창씨개명에 불응해 직책을 박탈당하기도 했으며, 해방 후 광복재건사업에 참여하던 중 반공세력으로 몰려 옥고를 치르시는 등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오랜 관직생활에도 변변한 집 한 채 없는 힘든 시절이었지만, 자녀들에겐 한없이 자상하고 이웃을 위해선 아낌없이 베푸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金昌根동문과 부인, 세 자녀가 모두 같은 대학을 나왔듯이 金동문을 비롯해 부친, 숙부, 첫째·둘째·셋째형과 매형까지 모두 평양의 명문학교인 平壤高普를 졸업했다.  "아버지 때부터 가족 중 한 사람이 명문학교에 입학하면 형제나 그 자녀들이 같은 학교에 입학하는 특징이 있었어요. 부친과 저 그리고 차남, 이렇게 3代가 같은 대학에서 그것도 법대를 졸업하게 된 것도 그러한 분위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金昌根동문 가족의 남다른 이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남인 憲秀는 12월 25일에 태어났는데 특이하게도 큰며느리는 음력 석가탄신일, 큰손자는 광복절인 8월 15일, 그리고 손녀는 5월 16일에 태어났어요. 또 저와 아내는 동갑내기 양띠, 막내인 翰秀도 양띠이고, 憲秀는 토끼띠, 希靜이는 소띠 이렇게 모두 초식동물(?)로 구성돼 있으며, 큰며느리와 큰손녀도 양띠이다 보니 성격도, 생활도 비슷할 수밖에 없지요."  공군장교로 제대한 후 국토건설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하던 金昌根동문은 이후 40년 가까이 행정자치부 전신인 총무처 중앙사정위원회 감사·소청업무 담당관, 감사원 법무·조정과장, 서울시은평구청 부청장, 서울시지방공사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반면 부인 鄭金珠동문은 교수의 꿈을 안고 모교에 입학했으나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중 金昌根동문을 만나게 됐다고.  "집안끼리 잘 알고, 아내와는 고향이 같아 금새 마음이 통했어요. 박봉의 월급에도 자녀들을 올곧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교육에 대한 남다른 열정 때문입니다. 아내는 종종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수업은 잘 듣고 있는지 뒤에서 지켜보거나 방학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등 남편과 자녀 뒷바라지를 제일로 생각하며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했죠."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콩쿠르대회 입상경력이 있는 장녀 金希靜동문은 외국계 은행에서 뛰어난 업무능력을 자랑했으나 결혼 후 자녀교육에 전념하며 현재 영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섭렵하지 않은 책이 없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던 장남 金憲秀동문은 졸업 후 매일경제신문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다 동료 기자들과 함께 온라인 경제·금융전문사이트(edaily.co.kr)를 설립, 현재 국내 증권사·은행·언론사·포털사이트·이동통신사 등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차남 金翰秀동문은 변호사에서 검사로 직업을 바꾼 특별한 케이스. ·처음엔 변호사로 활동했으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한 개인·기업을 위해 변호하는 게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우리 가족의 가장 큰 특징은 1 더하기 1은 2라는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나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초지일관, 正道의 길을 걸으며 그저 분수에 맞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막내인 翰秀도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검사직을 택하게 됐어요.  모두 원리·원칙대로 살다 보니 때론 고지식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 성격 때문에 우리 주변엔 친구가 참 많아요.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땐 제 직장동료들과 아이들 친구들이 매일같이 놀러오는 바람에 쉴새없이 음식을 대접하느라 아내가 제일 고생이 많았죠."  인터뷰를 마친 후 金昌根동문은 지난 8월 손자들과 함께 속초에서 손수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이렇게 가족들의 밝고 환한 사진들을 카메라에 많이 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들려줬다. 〈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