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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호 2024년 6월] 뉴스 모교소식

냄새 패턴 학습하고 추론, 인간 닮은 ‘전자 코’ 

오준학 교수 공동연구팀 개발,
 
냄새 패턴 학습하고 추론, 인간 닮은 ‘전자 코’ 
 
오준학 교수 공동연구팀 개발


사진=오준학 교수 연구팀 

인간 후각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인공 후각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술이 나왔다. 뇌 신경망을 모방한 소자와 인간의 후각 수용체를 결합한 차세대 ‘전자 코’ 시스템이다. 오준학(공업화학93-98) 모교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박태현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했다.

인간이 다양하고 복잡한 냄새를 구별할 수 있는 건 사람 코에 있는 400여 종의 후각 수용체가 각기 다른 냄새분자들의 결합을 패턴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인공 후각 기술은 인간 후각 수용체만큼 정교하지 못해서 단일 물질이나 구별하기 쉬운 물질이 섞인 혼합물만 분별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인간의 신경구조를 모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소자에 인간 후각 수용체를 도입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단백질의 일종인 인간 후각 수용체와 매우 유사한 구조의 수용체를 만들고, 뉴로모픽 장치에 장착해 인간처럼 냄새 정보의 패턴을 인지하고 학습하며, 미지의 냄새를 추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인공 후각 시스템은 인공 신경망 학습을 통해 여러 가지 냄새 물질들을 분자 사슬 길이 수준에서 분별하고, 여러 냄새 물질의 혼합물도 빠르고 정확하게 구별했다. 

인공 후각 시스템은 의료, 보안, 환경, 식품 등 활용 범위가 넓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 후각 시스템 또한 위암의 바이오마커로 꼽히는 단사슬 지방산을 식별해냈다. 

오준학 교수는 “인간의 뇌를 모방한 뉴로모픽 시스템에 실제 인간의 후각 수용체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향후 후맹이나 미맹 환자를 위한 바이오메디컬 분야, 뇌-컴퓨터를 연결하는 뉴럴 인터페이스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현 교수는 “연구결과가 후각의 온-디바이스화(후각을 기기에 장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