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기

Magazine

[549호 2023년 12월] 인터뷰 신임 동창회장 인터뷰

“학문적 지향·자부심으로 모임 활성화”

대학원동창회장

“학문적 지향·자부심으로 모임 활성화”


대학원동창회장
홍준형 (법학75-79 석사82졸 박사84수료)
모교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10월 24일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대학원동창회 임시총회에서 홍준형 모교 행정대학원 명예교수가 제10대 동창회장에 선출됐다. 홍 신임 회장은 모교 국가미래전략원의 전신인 국가전략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데 앞장선 바 있다. 11월 2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홍준형 회장을 만났다.

“서울대가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한 지 오래됐습니다. 이는 곧 대학원의 연구 활동을 중시한다는 뜻이죠. 같은 맥락에서 대학원동창회도 전문분야의 역량을 연마한 회원들이 자부심과 책임, 명예와 헌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본연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동창회는 친목 활동도 남다르다. 골프, 등산 같은 운동 대신 ‘대학사 포럼’이란 학술 행사를 개최한다. 처음엔 대학의 역사를 주제로 한 포럼이란 뜻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지금은 범위가 확장돼 학문 연구 과정에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이나 애환, 문제의식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지적 호기심과 학문적 자부심을 중심으로 동문들이 단합하는 것.

“우리 동창회가 서울대의 학문적 정체성을 탐구하고 각 학문 분야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는지 기록했습니다. 저는 서울대 대학원의 학풍을 찾아 밝히는 데 동창회 운영의 중점을 둘 생각이에요. 이공계는 몰라도 인문사회 분야에선 학풍이 무척 중요하거든요. 연세대나 고려대의 경우 고유의 학풍을 발굴, 주장하는 데 비해 서울대는 우수성만 얘기했지 고유성을 강조하진 않았습니다. 할 일이 많아요.”

홍 회장은 또 이벤트성 행사보다 학문적 역사적 접근을 통해 회원들에게 동창회의 활동을 알릴 계획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창회인 만큼 서울대 학문 분야의 개척자를 발굴, 홍보하는 것으로 구심점을 삼겠다는 뜻. 각 학문 분야에서 전문성을 함양한 회원들이 모이니 서로 어울리면 자연스럽게 학문의 융복합 활동이 이뤄진다.

“저는 공법학자인데 헌법과 행정법, 환경법도 같이 공부했습니다. 법과 정책이 서로 영향을 많이 미치니 융합적인 접근을 안 할 수가 없죠. 대학원동창회 회원들이 모이면 융합적 시너지가 대단할 겁니다. 각 전문대학원과의 협력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아요. 여태까지 공통의 관심사나 협력의 계기가 없었죠. 졸업생들이 본인 전공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해 대학원동창회원으로서 소속감을 심어주는 것도 녹록지 않고요. 학교 본부에서 동창회 거버넌스 구조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해요. 동문 여러분의 많은 지도와 편달 부탁드립니다.”

학창시절 추억을 묻자 홍 회장은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렸다. 입학하자마자 휴교령이 떨어졌고, 전투경찰에게 쫓기고, 바로 눈앞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등 갖가지 위험을 겪었다고. 대학원 시절 학교건물에 들어오는 경찰들을 호통 쳐 내쫓았던 은사님을 보며 새삼 지성의 힘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지영(영어교육77-81) 동문과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대학원동창회는 1972년 창립됐으며 회원 수가 15만명에 육박한다. 입회 때 석·박사학위 취득 축하패를 선물하며 ‘대학사 포럼’, ‘동창회보’ 등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