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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호 2005년 8월] 기고 감상평

"서울대는 우리 사회의 월드컵대표팀"

최근에 한 시사주간지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3대 사조직으로 호남향우회와 해병전우회, 고대교우회를 꼽고 각각의 조직 사람들 특징과 행동양태, 전설적 일화 등을 취재한 글을 재미있게 읽었다.  서울대 동창회는 아마도 위에 말한 `막강 3대 모임'과는 성격이 꽤나 다를 것이다.
  항간에는 "모여서 뭔가를 도모하기에는 각자가 너무 잘났기에…"하는 비아냥거리는 평판이 정설처럼 떠돈다. 데이트하던 여자가 춥다고 해도 서울대생은 "나도 추워"하며 눈 하나 깜짝 안한다는 우스개가 지금껏 유행하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그뿐인가, 요 몇 년 동안 `서울대 망국론'도 크게 힘을 얻었고 가장 최근에는 고위 공직자들이 공,사석에서 `이기적인 서울대'를 향해 일제히 공격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그런 종류의 설왕설래를 들으면서도 심각하게 마음이 흔들린 적도 없고 상처라면 더더욱 받은 적이 없다. 서울대 졸업생들이 누리는 특권과 짊어진 책임의 무게에 비춰볼 때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도전이 아닌가 싶을 뿐이다.  졸업 후 줄곧 맡은 일에 열중하고 보람도 느끼면서 살아왔다. 인맥 혹은 네트워킹에 약해서인지는 모르나 서울대 졸업생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말은 그러나, 인맥을 `공식적으로' 절박하게 추구할 필요가 없었을 정도로 서울대 프리미엄을 알게 모르게 누리고 살았다는 말도 될 것이다.  서울대는, 용감하게 비유하자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월드컵축구 대표팀이다. 사람들의 기대도 그렇고 인재의 배출빈도 면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들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표의 책임감은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뛰어남과 성취, 영달에만 탐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본다. 국가대표라 함은 국내에서 1등 하는데 만족하지 말고 세계로 나아가서 거기서도 일류로 인정받으라는 이 사회의 기대가 포함된 개념일텐데 말이다.  최근에 서울대인으로서 자랑스러웠던 적이 한 번 있다. 黃禹錫교수와 그 연구팀의 눈물겨운 노력과 헌신, 그리고 성과에 대한 보도를 봤을 때였다. 나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서울대의 존재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명실상부한 세계 일류,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헌신과 사명감을 뚜렷하게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말이다.  90년대 후반, 金大中 前대통령이 "서울대인이 서울대를 졸업했다는 사실로부터 자유로울 때 비로소 일류가 될 것이다"란 요지의 발언을 듣고 고개를 크게 끄덕거렸던 적이 있다. 그 말의 울림이 새삼스런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