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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호 2005년 8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서울대학교 2005년 여름


 모름지기 국립대학의 이상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교육의 수월성 추구에 있다. 이러한 목표는 대학 자체의 자율에 의하여 실현되는 것이며, 일시적인 정권의 요구나 규제로 훼손될 수 없음은 역사의 큰 교훈이다.  `폐지'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 보이던 서울대학교가 다시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또 다른 국력의 낭비이다. 수능이나 내신의 변별력 보완으로서의 논술은 타당한 것이며, 논술은 원래 `단일교과형'이나 `개별교과형'일 수 없다.  서울대학교의 2008학년도 입시안에는 지역균형선발, 특기자선발 및 논술이 강조되는 정시모집으로 3분의 1씩 뽑고, 그밖에 정원외 입학으로 외국인, 특수교육대상자, 농어촌 출신, 새터민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다양하게 학생을 선발하여 교육의 수월성을 유지하려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 안은 여러 대학의 호응을 얻었고, 시초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호평마저 받았다.  `통합교과형 논술'의 실체가 정해지기도 전에 교육평등주의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이를 본고사의 부활이라 강변함으로써, `나쁜 뉴스'로 둔갑시켰다. 이 단체들과 코드가 맞는 정부와 여당 쪽에서는 이를 `3불 정책'에 기반을 둔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것이라 공격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몇 사람의 비지성적인 과격한 돌출 언행은 크게 유감스럽다.  수습에 나선 교육 당국은 8월말까지 `논술'의 지침을 제시하고 이를 어겼을 경우에 대비한 심의기구를 신설한다고 한다. 물론 크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그러나 여론은 반드시 정부나 여당의 편만은 아니다.  우리는 위와 같은 `논술' 사태를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몇 가지 교훈을 얻는 기회로 승화시켰으면 한다.  첫째로,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에 관한 신중하지 못한 예단을 가지고 상대방을 터무니없이 공격하는 일은 없어져야겠다. 정치판에서는 그렇게 해서 편을 갈라 몇 사람의 우군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나, 이는 도덕적인 우위에 설 수 없는 행위이다.  둘째로, 교육은 국가의 미래에 직결된 중대사이므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좀더 신중한 접근법을 택해야 한다. 가령 공교육 붕괴가 오랜 동안의 고교평준화 정책 탓이라면 외국의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향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이다.  셋째로, 지금이야말로 전 국민이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무한경쟁에 전력을 다 해야 할 때이다. 대학의 일은 대학에 맡기고 정부는 좀더 수준 높은 정책 개발에 힘써야 한다.  외국의 모든 대학들이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는 동안, 아무래도,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은 2005년에 최악의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할 것 같다.〈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