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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2005년 7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SK커뮤니케이션즈 兪賢午사장

싸이월드 한달 페이지뷰 2백억회 넘어 보고서 단순화, 복장 자율화로 창의력 북돋워

"우리의 목표는 5년 안에 세계 최고의 인터넷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지난 6월 20일 종로 SK빌딩에서 만난 SK커뮤니케이션즈 兪賢午(사회78 ­84)사장은 싸이월드(www.cyworld.com)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곧 일본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올 연말까지 미국, 유럽시장에도 문을 두드려 볼 생각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세계 유일의 독창적인 서비스입니다. 우리와 그들의 욕구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유무선 연계서비스, 그동안 싸이월드를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 일으킨 싸이열풍을 세계로 이어갈 계획입니다."  인터넷 항해의 새로운 관문으로 자리잡은 싸이월드. 兪사장 취임당시 6백만명이던 회원은 6월 1일 현재 1천4백만명으로 늘었고 한달 페이지뷰는 2백억회에 달한다. 인터넷 포털업체의 절대강자였던 다음(www.daum.net)을 따라잡은 지는 벌써 오래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젊은이들의 소통 공간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중요 뉴스의 정보 제공처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필수 품목으로 인식돼 미니홈피가 없는 의원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대통령 출마설이 돌고 있는 高 建(정치56 ­60)前국무총리도 홈피(www.cyworld.com/letsgo)를 개설해 관심을 모은바 있다.  兪사장은 싸이월드의 성공 비결을 혁신적인 서비스에서 찾는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그룹위주로 이뤄지던 사이버 문화를 개인 위주로 바꾸는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카페 등을 통한 그룹 활동은 10%의 적극적인 회원과 90% 방관자가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싸이홈피를 통해 누구나 적극적인 주체가 된 것이죠. 물론 예전에도 홈피가 있었지만 만들기가 어렵고 만들어도 누가 찾아오지 않으니까 재미가 없었죠. 그런 단점을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해결해 준 것입니다."  兪사장 자신도 미니홈피(www.cyworld.com/nateplus)를 1년 6개월째 운영중이다. 매일 아침 8시 20분부터 9시까지 게시판에 경영 단상, 생활 일기 등을 올리거나 회원들이 남긴 글에 답글을 달아준다.  사진첩을 클릭하면 최전방 GP에서 근무하던 군 시절 모습, 유학 시절 대형 트레일러를 끌고 이사가던 모습, 회사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등 일상의 풍경이 펼쳐진다. 兪사장 홈피는 하루 1백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1촌(자유롭게 홈피를 왕래하고 1촌 공개 내용을 볼 수 있는 관계) 숫자만 해도 4백명이 넘는다.  "저 스스로 미니홈피를 운영하면서 불편한 점을 파악하게 되고 직원, 가족, 친구, 고객과의 소통공간으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1촌을 맺은 분들이 많아서 일일이 신경 쓰지는 못하지만 생일만큼은 챙겨주려고 노력합니다."  兪사장이 싸이월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SK텔레콤 인터넷전략본부장으로 있을 당시 싸이월드의 인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해 3월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싸이월드와의 본격적인 만남이 이뤄진다. 접속에 문제가 많았던 싸이월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전폭적인 투자와 네이트닷컴, 네이트온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두었다.  네이트닷컴(www.nate.com)과 네이트온 역시 각자의 영역에서 국내최고의 지위를 확보했다. 유무선 연계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네이트닷컴은 웹투폰서비스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고 네이트온은 MSN메신저를 제치고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메신저가 됐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처음 흑자를 냈고 올해 2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빠른 성장에 대해 兪사장은 직원들의 다양성을 첫 번째로 손꼽았다.  "우리 회사가 갖고 있는 가장 커다란 장점은 다양성입니다. 몇 번의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인터넷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면서 또 그 변화의 방향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 구성원의 다양성으로 이러한 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한 것이 지금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의 다양성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兪사장의 자유로운 경영방식이다. 사장 취임후 직원들에게 형식에 얽매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사장실은 항상 문을 열어 놓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들르도록 했고 매주 목요일 오후 2시~4시는 직원들과의 티타임으로 정했다.  모든 보고서는 1페이지로 줄여 핵심 아이디어만 한 장으로 요약해 발표하도록 했다. 복장에 대한 규제도 없다. 창의력만 붇돋을 수 있다면 구속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선단경영은 인터넷기업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서비스 자체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는데, CEO가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규제해서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는 `스스로 진화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兪사장은 대학시절부터 학과대표, 사회대 대의원장, 사회대 학보인 사회대평론 등에 참여하는 등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는 것을 좋아했다. 사회학을 전공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사르트르의 글이 개인의 이해보다는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최근 싸이월드에 개설한 `사이좋은 세상'(cytogether.cyworld.com)은 이러한 兪사장의 생각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코너이다. `사이좋은 세상'은 이곳에 참여한 단체들의 봉사활동을 알리고 싸이월드 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쌍방향 온라인 대화 창구다. 현재 1백여 개의 봉사단체와 수만명의 1촌 봉사대가 만나 따뜻한 사회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다. "우리 동문들도 이 코너를 방문해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동참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 제기됐던 서울대 폐지론도 기득권을 누리면서 베풂에 소홀했기 때문에 나온 주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서울대를 욕하는 사람들을 탓하기에 앞서 겸허하게 받아들여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동문들이 솔선수범 해주길 바랍니다." 〈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