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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호 2005년 7월] 기고 감상평

타인을 존중하고 용서하는 마음가짐

돌이켜보면 필자가 대학에 입학한 1976년은 관악캠퍼스로 옮긴 첫해로서 교문에서부터 쭉쭉 뻗은 포장도로가 시원하기도 했으나 주변의 나무들은 이제 갓 심어 놓은 것이어서 잎새도 없이 황량한 가지만을 품에 안은 채 앞으로 잎사귀를 내밀 준비만을 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한두 해가 지나자 온 캠퍼스가 푸른 나뭇잎으로 가득했던 기억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생명력이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힘을 발휘한다고 하여 영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학생수가 증가하고 강의실, 연구실이며 기타 부속건물이 지어지면서 녹음이 우거졌던 캠퍼스에도 차차 푸른 나무가 설자리가 좁아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캠퍼스 전체가 어떤 도시 한복판에 들어온 것처럼 건물들이 빽빽하여 눈앞에 펼쳐진 넓은 시야에 큰 꿈을 지펴보고 녹색 나무 잎사귀와 함께 새록새록 낭만을 간직해 보던 아름답고 정겨운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되었다.
우리 서울대인의 생명력은 어떠한가. 최고의 지성과 실력으로 무장하여 관계와 법조계, 경제계 심지어는 벤처업계에 있어서까지 사회 곳곳에서 리더로서의 반열에 올라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대인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스스로 자긍심을 세우며 살아가고 있기도 하지만, 많은 분야에서 부정과 탐욕으로 지탄을 받아 盧武鉉정부에 이르러서는 서울대 폐지론이 나올 정도까지 위기에 몰리기도 한 우리 서울대인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인의 문제는 무엇인가.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우리 서울대인은 자기 잘난 점에 관해서만 너무 자존심을 세우고 부족한 점에 관해서는 애써 또는 무의식적으로 외면하기 때문에 주위의 신망을 얻는 데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돌이켜 내 인생을 살펴보더라도 실패뭉치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여러 여인을 짝사랑하고도 사랑을 얻지 못했고, 동창들이나 동료들, 직장 상사들과 가까이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었으며, 주변으로부터의 신뢰가 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함이 또한 실패의 사례였다.  그러나 필자는 스스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면서부터 다른 사람과 생각과 의견이 달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잘 이해하며, 다른 사람의 잘못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크게 화내지 아니하게 됐고 지난 20년간 부부싸움 한번 안 했던 것이다.  우리 서울대인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머리(이성)와 가슴(감성)으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잘못을 머리와 가슴으로 용서한다면 최고의 지성과 실력을 빛내고 지고지순한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