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호 2005년 7월] 오피니언 동문기고
난생 처음 졸음 참으며 공부한 해부학
매월 세미나서 학문탐구의 갈증 해소 李相喆(치의학57 61)리빙웰치과병원장
1957년 4월 1일 오후 1시, 당시에는 제15회였고 요즘으로는 57학번이 입학식을 거행한 날이다. 청명한 날씨로 문리대 운동장에서 산뜻한 교복을 차려입고 도열해 있는데 태극기와 대학기를 앞세우고 尹日善총장님과 李丙燾대학원장님을 비롯한 여러 분들이 입장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 어른들은 얼마나 연구만 하셨기에 저리도 여위셨으며 바람만 좀 심하게 불어도 걷기가 힘드실 것 같아서 필자도 숙명적으로 저분들 같이 공부를 해야 하고 저러한 모습의 외모를 갖추게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걱정한 일도 있었다. 입학식이 끝나고 교가를 배운 다음, 소공동에 위치한 치과대학 강당에서 학장님, 병원장님을 비롯한 교수님 소개가 있었고 신입생 자신을 소개 할 때에는 팔도사투리가 다 튀어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날 도서실의 책을 보고는 놀라버렸다. 4월 3일 병원견학을 하는데 보통 치과라면 원장님과 간호원 두 명이 치료하는 조그마한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큰 건물(한국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함)의 2~3층이 모두 치과병원이라니 우선 기가 질렸으며 여기에서 3~4년 후에 환자 진료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오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1호이신 李春根병원장님은 여러분은 이제 치과의학과 결혼한 것과 같으며 한번 맺은 인연은 끊어서도 안 되겠지만 평생을 사랑하고 아끼며 자랑스런 반려자로 삼으라고 하신 그 말씀은 정말 감명 깊게 가슴에 각인되어 치과의사로서의 좌우명이 됐고, 경희대 명예교수인 필자도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은사님의 말씀이라며 스승님의 이 말씀을 또 전해 주곤 했다. 갓 입학한 우리들에게 두려우면서도 호기심 어린 과목은 해부학이었고 담당 成耆俊교수님은 첫 시간에 골학, 인대학, 맥관학, 근학 등등 처음 듣는 여러 가지 chapter가 있으며 각 chapter마다 예고 없이 시험을 다섯 번씩 친다고 하셨다. 1학년 때 해부학과목이 시간 수나 학점이 가장 많기도 하고 예고 없이 시험을 치른다고 하시니 처음 접하는 학문이라 필자는 난생 처음으로 졸음을 참아가며 공부하는 것 같이 노력해본 학과목이기도 하다. 4년제인지라 시간이 모자라서인지 3학년이 끝날 때까지 토요일도 8시간씩 시간표가 짜여져서 겨울에는 수업을 끝내고 가방 들고 찬란한 밤경치의 소공동 거리를 나오면 혼자 공부와 연구를 한 것처럼 뿌듯할 때도 있었다. 4학년 때 4․19가 일어나서 광화문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이라 많이 참여하여 이 또한 우리들이 나라를 구한 것도 같았다. 제15회 동기생들은 1961년 3월 28일 졸업한 후, 동기회를 결성하여 졸업 20주년, 30주년의 기념식을 성대하게 거행했으나 학문에 대한 허기는 채워지지가 않아, 매달 세미나를 시작해 약 10여 년이 넘어 1백회를 맞이하게 됐다. 1백회를 맞음은 정말 15회다운 쾌거이자 자랑스럽고 마음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역대 회장, 임원들 그리고 연자들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지금까지 장소를 제공해준 金一奉동문께도 감사를 드리며 무엇보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준 동기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뜻깊은 1백회와 졸업 44주년을 맞아 은사 李永玉교수님을 모시고 3월 26일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념집담회를 개최해 성황을 이루었고 향후 2백회, 3백회에 참석할 수 있는 건강을 다짐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