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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호 2022년 5월] 인터뷰 화제의 동문

공공 재정·회계 시스템 업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로 또 한 번 도약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

공공 재정·회계 시스템 업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로 또 한 번 도약

박정수(AIP 61기) 씨앤에프시스템 대표



AIC·AIP 등 7개 과정 수료
성장 아이디어 실마리 됐다


예술의전당, 방송국, 평생학습원, 시설관리공단, 문화재단, 교도소…. 아무 관련 없을 것 같은 이들 기관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 씨앤에프시스템(C&F system)이 전사적 자원 관리(이하 ERP) 시스템을 제공, 관리한다는 점이다. 2009년 출범한 씨앤에프시스템은 공공 재정 분야에서 쌓은 풍부한 노하우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5년 ‘올샵 베이직(ALL# Basic)’, 2016년 ‘올샵 플러스(ALL# Plus)’ 및 ‘올샵 굿즈(ALL# Goods)’를 출시했다. 박정수 씨앤에프시스템 대표는 “빠르게 발전하는 IT 생태계에 발맞춰 ERP 서비스의 클라우드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4월 26일 서울 문정동 본사에서 박정수 동문을 만났다.

“씨앤에프(C&F)의 씨는 Computer, 에프는 Finance의 약자로 재정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 회사를 일구겠다는 저의 일념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전국 243개 지방 자치단체의 표준 재정시스템을 1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죠. 특히 올샵(ALL#)은 자체적으로 재정시스템을 구축, 관리하기엔 예산이나 인적자원이 부족한 정부 산하 기관을 타깃으로 개발됐습니다.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비해 소요 시간도 훨씬 짧고 비용도 10~20% 수준에 불과하죠. 기관 특성에 맞춰 커스터마이징 또한 가능해 만족도가 높습니다. 특별한 홍보없이 입소문만으로 시장을 장악한 비결이죠.”

GS(Good Software) 1등급 인증을 받은 올샵(ALL#)은 예산·재무·결산·자산·결재 기능을 제공하는 ‘베이직’에 사용기관의 필요에 따라 인사·급여·복무 기능을 더한 ‘플러스’나 물품의 취득·관리·처분·재물 조사 기능을 더한 ‘굿즈’를 선택해 쓸 수 있다. 각 제품군이 하나의 시스템하에 새로운 메뉴가 추가되는, 유기적 구조를 띤다.

공공기관은 사기업처럼 제조·생산·유통·영업 등의 업무를 하지 않는다. ‘지출’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기업과 달리 공공기관은 ‘예산’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법령에 따라 정확히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샵(ALL#)은 공공 재정의 이러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사업별 예산회계 및 재무회계가 가능하며 오픈 소스 기반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로 개발돼 확장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다.

“개발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습니다. 특정 OS(Operating System), 특정 DBMS(Data Base Management System)에 종속되지 않는 ‘Any OS, Any DBMS’를 적용했죠. 조달청 디지털서비스몰에서 인터넷 쇼핑하듯 쉽게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긴 시간 쌓아온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각 기관의 성격과 기능을 분석해 시스템에 반영, 어떤 기관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아가 국내 ERP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 인증(CSAP)을 획득하고,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등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어요. 머지않아 더 저렴하고 더 편리한 공공 재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 회계 및 지방재정 운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행정안전부장관상, 2013년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박정수 동문. 그러나 항상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일찍이 지인과 동업하다 실패의 쓴맛을 봤다. 박 동문이 공공 재정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던 때는 1999년. IMF로 인해 어려웠던 시절, 정부는 기업형 재무회계의 도입을 선언하고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박 동문은 당시 연구원으로서 정부 회계시스템 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2002년 지인과 함께 회사를 차렸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의 영향으로 부도를 냈다.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학, 공무원연수원, 지방자치단체 등에 강의를 나가 근근이 생활비를 벌었죠. 그러나 사업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급여가 밀리는데도 저를 믿고 기다려줬어요. 업계 최고가 되는 것과 함께 직원이 행복하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재기에 성공하면서 100명 가까이 직원이 늘었는데, 핵심인력의 이직율이 거의 없어요. 정직과 성실. 개인으로서나 회사 대표로서 가장 중시한 이 두 가지 덕목을 실천하려고 노력한 게 성공 비결 아닌가 싶습니다.”

박 동문은 모교 특별과정을 7개나 수료했다. 2012년 행정대학원 창의혁신리더과정(AIC)을 시작으로 국가정책과정(ACAD), 인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AFP), 경영대 최고경영자과정(AMP), 공대 최고산업전략과정(AIP)과 미래융합기술과정(FIP), 환경대학원 도시·환경고위정책과정(SGS)까지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들었다.

“서울대 동문들이 ICT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사업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고민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경우도 많았죠.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CEO의 입장에서 무척 유익했어요. 모교 특별과정은 인생 철학의 뿌리를 정립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지식과 비전을 깨닫게 한, 융합형 지식을 함양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독서가 취미이자 특기인 박 동문은 늦은 밤까지 책을 읽고 다음 날 새벽 밑줄 친 부분을 필사하는 식으로 정독한다. 그렇게 쓴 대학노트가 50권이 넘고, 일부는 PDF 파일로 만들어 지인들과 공유한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