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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호 2005년 6월] 기고 감상평

학창시절로 돌아가 옛 스승 떠올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83년도를 돌이켜보면 아련하고 그리운 마음뿐이다.  부모님의 오랜 바람 끝에 모교 기악과에 입학하게 된 나는 학교 안에 좌석버스가 2개 노선이나 운행되는 거대한 학교의 사이즈에 제압당하고 고등학교 때까지 나름대로 피아노 실력은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는, 우수한 기량을 뽐내던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인해 약간은 기죽었던 모습으로 신입생 시절을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연일 데모로 인해 수업은 거부되거나 정문은 폐쇄되기 일쑤였고 교내에는 학생들을 향한 감시의 눈길이 끊이지 않던 살벌한 시절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그토록 바라던 학교에 입학하게 된 만큼 새로운 배움에의 기대도 각오도 대단했던 것 같다.  
부모님의 권유로 어릴 때 멋모르고 시작한 피아노였지만 갈수록 음악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어 순수한 마음으로 노력하며 공부했다. 세종문화회관 3층 꼭대기 학생석에 출근하다시피 하며 훌륭한 실연을 듣고 밤새워가며 LP판을 비교하며 암보하던 순수한 열정이 현재의 나에게는 큰 지식의 자양분이 돼 주었다. 세월은 흘러 20년이 지나버린 지금 학교 교정과 친구들만이 그리울 뿐 아니라 우리를 정성껏 가르치시던 교수님들도 너무나 그립다. 한없이 어렵고 무섭게만 느껴지던 교수님들도 우연히 학회같은 자리에서 연로하신 모습을 뵙게되니 친정 아버지 같은 생각이 들도록 인자하시고 `그토록 완벽하시던 분들도 세월이 비켜 가지는 않는구나' 라는 마음이 들면서 인간적인 면을 뵐 수 있었다.  당시 미혼의 여 교수님으로 등장하셔서 인기와 선망을 한 몸에 받으셨던 金貴賢교수님도 푸근하신 어머님 같게 느껴진다. 제자들이 불혹이 넘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대학원 때 지도교수이셨던 李康淑교수님도 예술종합학교 설립과 함께 서울대를 떠나셨지만 항상 그분의 무한한 열정과 창조적 가르침이 존경스럽다.  다행히도 당시 朴孝洵교수님께 전공실기를 지도 받던 제자들끼리 20년째 모임을 계속해오고 있는데 매년 스승의 날 즈음의 그 날이 얼마나 기다려지는지 모른다. 친형제가 없는 내게 선후배들은 정신적 멘토가 돼주고 선생님은 변함 없는 후원자가 돼주고 계신다. 모두 서울대라는 울타리가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었던 귀한 사람들이며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분들이기에 더욱 감사하다.  올해는 특별히 선생님의 회갑이시기에 더욱 뜻깊다. 평생을 열심히 사시고 자녀들을 훌륭히 키우신 선생님을 훌륭한 교육자이자 어머니로서 본받고 싶고 선생님의 노후가 더욱 건강하시고 복되시길 기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