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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호 2005년 6월] 오피니언 느티나무광장

금강산관광은 인권침해?

6월이면 금강산 관광객 수가 1백만을 돌파한다. 지난 98년 해로로 금강산 관광길이 처음 열린 지 7년만의 기록이다. 요즘 육로로 금강산을 다녀온 관광객들은 북한의 변화에 놀란다. 과거처럼 인민복을 입은 채 굳은 표정으로 서있는 요원은 찾아볼 수 없다. 안내원은 나이키 모자와 폴로셔츠로 멋을 내고, 지도원은 최신유행 선글라스 속에 감시의 눈길을 감춘다. `금강산 황금마차'라는 이동매점이 손짓하는가 하면, 1인당 50달러의 입산료를 받고도 화장실 이용에 `소변 1달러, 대변 4달러'를 요구하는 황당한 바가지에 혀를 내두르기도 한다. 북한도 자본주의 세파에 어쩔 수 없이 변형되고 있다.
그러나 산행길이나 상점에서 북한의 관광․등반객을 마주치기란 예나 지금이나 `하늘의 별따기'다. 금강산은 외지인들로만 붐비고 정작 땅주인인 북녘 사람은 얼씬거리지 않는 `이상한 명소'로 고착됐다. 달러가 아쉬워 외부에 개방했지만, 자본주의에 오염될까 겁을 낸 북한정권이 주민접근을 제한하면서 천하제일 명산이 제 백성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만 것이다. 21세기 금강산에서 19세기 제국주의시대의 조차지(租借地)를 보는 것 같다면 지나칠까? 북한은 툭하면 `주체'와 `자존'을 내세우지만 금강산관광처럼 제 백성을 홀대하는 반시대적 인권차별도 없을 것이다.  만일 남쪽에서 북한처럼 국내 명승지의 내국인 관광을 차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항의와 진정이 빗발치고, 국가인권위원회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즉 국민의 행복추구권 및 여행자유의 침해 등'으로 규정해 즉각적인 시정조치를 정부에 촉구할 것이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영도로 행복하게 산다는 북한처럼 󰡒우리에게 인권문제란 없다󰡓고 잡아떼었다간 남한의 그 정권은 끝장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남한사람들의 금강산관광은 북한주민의 행복추구권이나 여행의 자유를 가로막는 인권침해행위가 될 수 있다. 남한사람이 가지 않으면 금강산은 북한주민에게 개방될 테니 말이다. 그런 걸 생각하면 금강산관광은 마음이 좀 편치 않다. 물론 해법은 있다. 우리가 금강산관광을 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남쪽에 의한 북한주민 인권침해문제는 일단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하책이다. 전향적인 해법이 못된다. 상책은 아주 간단하다. 남쪽 주민과 마찬가지로 북쪽 주민에게도 금강산관광을 허용하는 것이다. 남북한이 함께 어울려 금강산을 즐긴다면 그처럼 자연스런 해법이 어디 있겠는가. 김정일은 결단해야 한다. 북한의 개혁 개방을. 나아가 북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건 `공포의 핵'이 아니라 `따듯한 인권'임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