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호 2005년 6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동창회와 모교는 한마음이 되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모교는 바꿀 수 없다는 명언이 있다. 얼마 전에 국적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예를 들어 미국국적과 한국국적을 겸하고 있는 이중 국적자인 남자가 한국에서 군대를 갔다 오지 않으면 한국국적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해서 한국의 병역을 마쳐야 한국국적을 포기해도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개정안이 시행되자마자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이 군대를 가지 않으려고 한국국적을 미리 포기하는 사태가 빚어졌던 것이다. 그 후에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한국국적을 버린 사람이 국내에서 살아가는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고, 사방에서 비난의 여론이 빗발치자 버렸던 한국국적을 도로 거두어들이는 웃지 못할 사태도 벌어졌다. 그렇다. 자기가 몸담고 있는 국가를 어떤 사정에 의해 버려도 되고, 다시 국적을 되찾을 수도 있다. 그런데 국가만큼 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자기가 다닌 학교는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다. 즉 모교의 이름은 평생 자기를 따라 다닌다. 서울대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모교를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동창회와 모교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어떤 경우에는 동창회와 모교의 관계가 갈등관계에 놓여 있을 수도 있고, 상호 소홀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대개는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서로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모교 입학식과 졸업식에 동창회장이 참석해서 축사를 하거나, 격려하는 등의 일도 모두 모교와 동창회간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마찬가지로 동창회의 행사에 대학 측에서 총장 등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는 등의 일도 동창회와 모교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큰 힘이 된다. 동창회는 또 후배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마련해 준다.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의 경우에도 모교의 후배들이 벌이는 각종 행사에 회장이나 임원이 참석하여 격려하고 지원해 주는 일은 물론 장학금을 확충하여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항간에서 서울대 무용론이나 폐지론 등이 거론되었을 때 동창회장을 비롯해서 동문 모두가 그것의 부당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거나 글로 설득시키는 일을 활발히 펼친 것도 모교와 동창회가 동심일체라는 것을 증명해 준 것이다. 또한 서울대 총동창회가 스승의 날을 맞아 모교의 교직원들을 초청하여 사은의 행사를 갖는 것도 동창회와 모교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동창회가 모교 보직 교수 등을 대거 초청하여 골프모임을 갖고 화기가 넘치는 시간을 가졌다. 동창회와 모교의 참석자들은 시종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이제 동창회와 모교는 어느 때보다도 더욱 긴밀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음을 인식시켜 준 사은의 행사였다. 진실로 모교를 버릴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 이제 우리는 한마음이 되었다.〈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