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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호 2004년 2월] 오피니언 관악춘추

동반자적 엘리트의 길


엘리트란 최고의 능력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영역의 정책을 결정하고 조직을 이끌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는 「선택받은 소수」다.  V.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는 엘리트의 자격이나 요건은 변하지만 그래도 역사는 엘리트가 만든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확산 등으로 대중사회가 도래했다고 해도 엘리트의 시대적 역할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서울대 졸업생은 누가 뭐래도 우리 사회의 엘리트다. 서울대 출신이 이 땅의 발전과 부흥에 얼마나 많은 몫을 담당해왔는지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전직 대통령과 현직 장관, 각 정당 주요 인물을 비롯한 각계 인사와 기업인의 수는 지금까지 한국을 지탱해온 서울대 동문의 역할이 얼마나 지대한지 입증하고도 남는다.  그런데도 근래 우리 사회에선 서울대와 서울대 졸업생에 대한 비판이 가시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 보릿고개 대신 국민소득 1만 달러의 견인차 노릇을 한 공은 간 데 없이 고도 성장의 후유증만을 앞세워 사회 부조리의 모든 대목이 마치 서울대와 졸업생 탓 인양 비난하는 소리가 높다. 엘리트주의를 문제삼아 특정 대학을 비난하는 건 일본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있는 일이지만 최근 우리 나라의 경우는 그 도가 지나치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세상은 급변하고 과거 진리로 여겨졌던 많은 것들이 힘없이 무너진다.  자유경쟁의 원리를 무시한 과도한 평등주의와 무책임한 인기영합주의,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너무 빠른 이동이 가져온 가치관 변화로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문화 모든 부문에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나라의 미래는 불투명하고, 기업을 비롯한 조직과 개인의 앞날 또한 불확실하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서울대 출신의 책임은 막중하다. 23만 서울대 동문에겐 각자 전문성과 헌신이라는 리더의 요건을 갖춰 이 땅 엘리트로서의 소임을 다함으로써 다시금 조국과 민족을 눈부신 번영의 길에 서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질시와 경원의 대상이 아닌 신뢰와 사랑을 함께 받는 동반자적 엘리트가 돼야 할 의무도 있다.  그러자면 뛰어난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개진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내는 상황대처 능력을 기르는 게 필수적이다.  겸손한 태도로 주위를 살피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타인과 나눔으로써 자연스런 리더십을 발휘할 때 「서울대 폐지론」같은 어이없는 주장은 사라질 것이다. 건강하고 창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 참여하고 협력해 모교 발전에 기여해야 함도 물론이다.  「서울대가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 〈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