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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5호 2017년 10월 (2017-10-18)

“작은 기술 하나가 탄자니아 청년들의 삶 바꿉니다”

이협승 서울대 탄자니아 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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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협승 서울대 탄자니아 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장
“작은 기술 하나가 탄자니아 청년들의 삶 바꿉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한 시골 마을.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던 이곳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다. 10kw짜리 작은 발전 시스템이지만 전기를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일거리가 생겨난다. 마을에 휴대폰 충전소와 보건소, 약국, PC카페가 들어서고 해가 지면 속수무책이던 학교와 진료소도 불을 밝힌다. 청년 창업자가 늘어나고, 전력을 분배하고 운용하기 위한 자치 시스템을 꾸린다. 작은 기술의 도움으로 마을 전체가 회복되는 과정이다.

이협승(기계공학77졸) 서울대 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장이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모교는 지난 8월 탄자니아 아루샤 시에 서울대 적정과학기술거점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넬슨만델라 아프리카 과학기술원에서 부지와 건물을 제공해 아프리카 대륙에는 처음으로 센터가 들어섰다. 4년간 탄자니아에 살게 될 이 동문이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에 지난 9월 22일 사당동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동문과 함께 사회적 기업 E3임파워를 설립, 운영해온 부인 이지영 씨가 동행했다.

“사실은 아내가 먼저 시작한 일이에요. 20년간 선교의 일환으로 저개발국에 적정기술과 소규모 창업을 지원해왔는데 동참하게 됐죠. 탄자니아엔 2013년부터 와서 현지 청년들의 창업훈련과 IT교육을 해왔어요. 센터에서 하게 될 일도 그 연장선상이죠.”

모교 졸업 후 스탠퍼드대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동문은 모바일 검색엔진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장비, 신재생에너지 기술 등을 개발했다. 유학중 버클리대 전산학과 출신인 이 씨를 만나 부부 엔지니어로 활동해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두 사람은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선교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다 2013년 실리콘밸리에 사회적 기업 E3임파워를 세웠다. 한국과 탄자니아에 지사를 두고 태양광 전기 보급에서 출발해 현지 청년 IT·컴퓨터 교육, 창업훈련과 마을 회복으로 이어지는 단계적인 프로젝트를 전개해왔다. 특히 엔지니어의 관록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현지 학교에도 컴퓨터 과목이 있긴 해요. 책으로 ‘이게 모니터고, CPU고, 누르면 뭐가 나온다’ 가르치는 식이죠. 우리는 스마트폰 앱을 보여주면서 ‘신기하지, 이런 것 만들고 싶니? 일주일만 배워보자’, 또 로봇을 보여주면서 볼트와 나사, 바퀴를 직접 만지게 하고 구조와 동작 원리를 터득시켜요. 그 다음 직접 코딩을 짜서 움직이는 데 성공하면 아이들 얼굴이 확 밝아지죠. ABC도 모르고, 타이핑을 못 해도 엔지니어 마인드를 자연히 가지게 되는 거예요.”


실리콘밸리서 사회적기업 운영
저개발국 청년 창업·IT교육 헌신


교육에는 MIT에서 개발해 미국 초등학교 코딩 수업에서 쓰는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환경은 열악해도 미국 학생과 똑같은 최신 IT교육을 받는 것이다. 이 동문 부부는 탄자니아 학생들을 ‘teachable(배울 여지가 있는)’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한국과 미국, 탄자니아의 차이는 배움의 기회 차이일 뿐이에요. 그렇기에 먼저 배운 우리에겐 나눠야 할 의무가 있죠. ‘그 애들이 로봇과 코딩을 배워서 뭐하겠냐’고들 하는데 중요한 건 눈을 띄워주는 거예요. 수백 권의 책을 사다 주기보다 IT를 가르쳐 줌으로써 스스로 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합니다. 논리적인 사고도 기를 수 있는 과정이죠.”

이들의 한 달 수업료는 단 1달러. ‘무언가를 얻는 데 공짜는 없다’는 의미로 받는 돈이다. 그는 “선진국과 NGO들의 ‘퍼주기’식 원조에 익숙해졌던 현지인들이 서서히 자립적인 마인드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 융자’를 통해 현지인들이 소규모 대출을 받아 창업할 수 있게 돕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센터의 목표는 4년 내로 세 곳 이상의 마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농업용수 및 적정기술제품 개발, 청년 창업훈련과 지원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모교 ‘해동아이디어팩토리’와 같은 창업지원공간 ‘makers' space’를 마련하고 3D프린터도 갖췄다. 내년 1월에는 센터 주관으로 국제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해 탄자니아와 한국의 꿈 많은 청년들을 이을 계획이다. 모교 공대, 농생대, 사범대, 글로벌사회공헌단과 타 대학 등 26개 기관이 참여해 스마트 농업기술도 현지에 전파한다.

동문들이 도움을 줄 만한 일이 있는지 묻자 이 동문은 “중고 스마트폰이 컴퓨터를 대신해 IT 교육에 요긴하게 쓰인다”며 “E3임파워 서울과 실리콘밸리 지사에 기증하거나 탄자니아에 단기 혹은 중장기로 와서 재능기부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펀딩 등으로 도움을 준 미주동창회 동문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종교적인 사명과 뜻을 함께 하는 배우자는 험지에서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우리 나이에 좀 ‘터프하게’ 살고는 있죠. 10년을 해도 우리가 가진 걸 다 못 전해줄 것 같아서…. 아루샤 시범마을 네 곳에 좋은 모델을 만들고, 다음 세대가 우리 일을 잘 이어받아서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들까지 전파됐으면 좋겠어요. 동문님들의 탄자니아 방문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오셔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나눠 주십시오.”(문의 hsrhee@yahoo.com)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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