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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3호 2017년 08월 (2017-08-11)

한국에 피 나누는 일본인, 혼다 토모쿠니 동문 “70세까지 100회 달성하겠다”

UN합창단 한국공연 실행위원회 국제협력위원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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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토모쿠니 UN합창단 한국공연 실행위원회 국제협력위원장

한국에 피 나누는 일본인 “70세까지 100회 달성하겠다”



지난 6월 12일 모교 헌혈의 집에서 50회 헌혈을 달성한 혼다 토모쿠니 동문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유공자 금장을 들어보이고 있다.



“일본인 피가 한국인 몸에 들어가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비록 작은 봉사지만 국경을 넘어 한국과 일본이 화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16년 동안 꾸준히 헌혈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혼다 토모쿠니(대학원01-04) UN합창단 한국공연 실행위원회 국제협력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모교 헌혈의 집에서 대한적십자사 유공자 금장을 받았다. 2001년 모교 국어교육과 석사과정에 입학하면서 처음으로 헌혈을 시작해 50회째 헌혈을 맞은 것. 첫 헌혈 장소에서 50회째 헌혈을 했던 혼다 동문의 남다른 감회를 7월 20일 광화문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들었다.


“부모, 형제, 자매 등을 피로 맺어졌다는 뜻에서 혈연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매우 소중한 존재나 관계를 이를 땐 곧잘 피가 연관되죠. 그만큼 한국에서 피에 대한 인식은 특별합니다. 그에 비해 헌혈에 대한 인식은 낙후돼 있는 것 같아요. 저출산 영향으로 10대 학생들의 헌혈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현재 23%에 불과한 30~40대의 헌혈률을 높이지 않으면 혈액을 수입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혼다 동문은 일본인인 자신이 한국에서 모범적인 헌혈 봉사를 함으로써 헌혈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기를 바랐다. 어린 시절 암으로 투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수혈을 많이 받았고, 그 고마움이 마음속 깊이 내재돼 있어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헌혈의 집을 향하게 된다. 비록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에게 피를 나눠주지만, 생명을 소중히 하는 따뜻한 마음은 똑같다. 1962년생, 올해 56세. 헌혈을 하기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는 100회 헌혈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면 70세까지 헌혈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이어가면 50회를 더 채워서 100회 헌혈을 달성할 수 있어요. 서울대 출신들은 값싼 학비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헌혈이라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데 동문 여러분들도 조금씩 관심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50회 헌혈 적십자 유공자 금장
사회 활동 왕성, 드라마 출연도


1987년 한국에 첫발을 디딘 혼다 동문은 1988년 한국인과 결혼, 1994년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제는 일본에서 살아온 시간보다 한국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다. 일본에서도 평생이 보장되는 초등학교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나 1988년 서울올림픽을 지켜보면서 한국의 성장가능성을 확신, 교직생활 3년 만에 이주를 결심했다.


“어릴 때부터 학교 선생님을 선망했고 그 꿈을 이뤘는데, 막상 교직생활을 해보니까 부족감이 있었습니다. 굳이 제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은 배울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었어요. 오직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죠. 그러던 차에 1987년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이 몹시 충격적이었어요. 이듬해엔 서울올림픽을 성공시켰고요. 이러한 역동성에 매료돼서 한국에 살게 됐습니다.”


혼다 동문에겐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동생도 일본에서 교육자로 봉직하고 있다. 두 명의 조카들도 한 명은 이미 교사로 재직 중이며, 다른 한 명은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을 다니고 있다. 조국에서 교직을 버리고 이주했지만, 가르치는 재능은 선천적이어서 한국에서도 대학 교수로 일했다. 인기 일본어 교재인 ‘입이 뻥 뚫리는 일본어 패턴 35’를 집필했으며, 영화 ‘식객’의 일본대사 역, 드라마 ‘아이리스’의 함장 역 등을 맡기도 했다. EBS교육방송 중급 일본어를 7년 동안 공동 진행한 유일한 외국인이기도 하다.


“안정된 직장에 만족했다면 일본을 벗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에 오면서 두 가지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 자신의 가능성을 두 배로 끌어낸 거죠. 기회가 된다면 한국뿐 아니라 중국이나 북한에도 진출할 겁니다.”


UN합창단은 UN본부 직원들이 음악을 통해 인류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1947년 설립했다. 창설 70주년을 맞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을 공연장소로 선정했으며, 오는 8월 26일부터 9월 5일까지 비무장지대 내 캠프 그리브스, 서울, 평창, 광주 등을 순회한다.

나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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