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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77호 2017년 12월 (2017-12-14)

포항 수능과 정의로운 교육

전경하 본지 논설위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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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광장

포항 수능과 정의로운 교육


전경하
독어교육87-91
서울신문 정책뉴스부장
본지 논설위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포항 수능’이다. 시험 일주일 전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시험이 일주일 미뤄졌으니 나중에 ‘포항 수능’으로 기억될 거다. 포항 지역 수험생 6,000명을 위해 수험생 59만명이 일주일의 시간을 내어준 ‘상생의 수능’이기도 하다. 수능 연기 발표 초기 일부 혼란과 비판도 있었지만 공정성과 배려라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수험생들은 보여줬다.

이번 수능 연기는 지난달 15일 일부 지역에서 흔들림으로만 느꼈던 포항 지진에 전 국민이 최소한 일주일 동안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 지방 재난의 전국화라고나 할까. 이제 이런 관심을 교육에도 적용했으면 한다. 수험생과 그 가족을 무간지옥에 두는 대입제도를 집단지성으로 보다 좋게 만들 수 있을 거다.

현재 교육 시스템은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온 내용이다.

평등한 기회는 주변 환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박탈된 기회를 찾아주는 것도 해당된다. 예컨대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국어 실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학교에 해당 모국어 교사를 배치하는 것이 평등한 기회다. 핀란드에서 하고 있다. 공교육은 신뢰를 잃고 돈이 필요한 사교육이 교육을 점령하고 있으니 이 또한 부모의 재력에 따른 차이를 보완하지 못한, 불평등한 기회다. 공교육의 실력을 높여야 한다.

공정한 과정은 평가 과정과 결과의 공정함일 거다. 학생들은 각종 수행평가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모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아니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도 자녀 공부를 위해 부모가 대신 하기도 한다, 학생스럽게. 때론 학원 도움도 받는다.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없으니 결과에 대한 승복도 쉽지 않다. 수행평가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정의로운 결과는 결과에 대한 승복을 약속한다. 하지만 수능 점수가 아닌 등급 컷과 수천 개에 달하는 수시 전형이 생기면서 대학 입시는 ‘운빨’이라는 비아냥을 듣는다. 삶이 ‘운칠복삼’이긴 하지만 성인식에 해당하는 수능이 그렇게 자리매김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나. 자신의 점수만큼 그대로 평가받는 방식이 오히려 정의롭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면서 다양성이 강조된다. 사실 학생들도 다양하고 그들의 욕구도 다양하다. 하지만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제도가 꼭 수천 개에 해당해야 하는가는 다른 문제다.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부모가 자녀의 ‘자동봉진(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스케줄을 짜고, 때론 학생부나 면접과정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가르치기도 한다. 다양성이 아니라 복잡성이 부각되고 그 복잡성은 투명함을 담보하지 못한다.

교육은 정의로워야 한다. 본인 노력에 의해 계층간 이동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도 교육 제도는 꾸준히 바뀔 거다. 사회가 변하고 있고 현 제도에 대한 비판이 비등하니까. 딱 하나, 그 변화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더 기울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평평하게 하는 데 기여하는지를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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